작년에 시작해 올해로 2년째를 맞는 섬유 신발 중심의 남북 지하자원 및 경공업 원자재 지원사업으로 확보된 1억달러의 관련 예산이 낮잠자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정상화시켜 소진시키기 위해 섬유ㆍ신발업계 지도자들이 팔소매를 걷어 붙였다.

특히 지난해 천신만고 끝에 여ㆍ야가 합의해 확보한 1억달러의 관련 예산을 이달 중에 활용방안이 구체화되지 못할 경우 환수당하거나 복지예산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커 불황기 섬유ㆍ신발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이 부문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업계의 적극적인 노력과 정부의 결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작년에 처음 실현된 남북 지하자원 및 경공업 원자재 지원사업은 지난해 8000만달러 예산으로 우리측이 폴리에스테르 스테플화이버와 방적사, 신발부품, 비누 등 생필품을 북한에 제공하고 대신 북측으로부터 아연과 마그네사이트 등 지하자원을 받는 조건으로 실현됐으며 올해 예산으로 1억달러를 이미 여ㆍ야 합의로 확보해둔 상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을 보이면서 어렵게 확보한 이부분 예산이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 없이 낮잠자고 있어 연말까지 교역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복지기금으로 전용되거나 환수당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

지난해 대북 경공업 원자재 지원규모 8000만달러 중 화섬과 방적사 등 섬유 원자재 분야에서 2700만달러, 신발부품에서 4200만달러에 달하는 경공업 원자재를 보내 경기불황에 시달린 국내 화섬ㆍ방직업계와 신발업계의 가동률 향상과 수익창출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따라서 올해도 1억달러 예산 중 섬유와 신발부문에서 적어도 9000만달러 규모에 달하는 국내 원자재(신발 원자재도 섬유소재가 대부분)가 북측에 제공되고 대신 아연과 마크네사이트 등 지하자원을 들여와 가공수출하면 훨씬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는 사업인데도 남북경색으로 민간경협까지 차질을 빚고 있어 관련 산업계가 크게 불만을 토로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노희찬 회장과 하명근 부회장, 직물연합회 정우영 회장(중소기업 중앙회 부회장), 문창섭 개성공단 기업협의회장겸 부산신발조합 이사장, 통일부 남북교류지원협회 박홍렬 회장, 이의열 대구섬유직물조합 이사장, 박노욱 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 통일부 개성공단지원사업단 홍권표 팀장, 등 업계 및 당국관계자는 지난 3일 아침 강남 워크우드 호텔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이 문제를 집중논의하며 시급한 예산활용방안을 다각적으로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인사들은 대북 경공업 원자재 지원사업은 무상지원과는 성격이 다른 철저한 유상거래이고 북측만을 돕기보다 남측 중소기업의 가동향상과 수익창출ㆍ고용확대 등에 필연적인 당위성을 갖고 있어 정경분리하에 시급히 실현해야한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이를 위해 섬산련이 대정부 및 대국회 건의서를 마련, 이들 섬유ㆍ신발업계 대표가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고위인사를 직접 방문하여 이의 실현을 적극 전의하고 아울러 정치권과도 직접 접촉해 조속한 실현을 위해 적극 지원해줄 것을 촉구하는 등 전방위 노력을 경주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이날 참석자들은 9일 오전 섬산련에서 2차회동을 갖고 섬산련 사무국이 작성한 대정부 및 대국회 건의서를 점검한 다음 추석 직후부터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직접 방문해 올해 확보된 예산을 전액 소진시키기 위한 총력전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이 문제는 남북간의 경색국면과는 달리 순수 민간차원의 교역이란 점에서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정경분리원칙에 따라 9월중에 기본원칙이 확립돼야하며 이를 바탕으로 남측 경추위 회의를 열어 품목과 물량, 광물 및 광업권 확보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연내에 이를 실현하는 데 시간이 없을 정도로 시급한 현안이다.


출처 : 국제섬유신문 / 2008. 9. 8